카리나의 바하마 휴가 사진을 보면 여행 계획보다 먼저 하고 싶은 일이 생긴다. 저 물에 들어가보고 싶다. 분홍 모자를 쓰고, 바닷가에서 돼지를 안고, 스노클링을 하는 사진이 이어진다. 캡션에는 “이렇게 맑아도 되나”라는 말도 있다. 사진을 확대해서 물부터 들여다보게 된다. 휴대폰 화면으로는 충분히 봤는데, 자꾸 한 번 더 보게 되는 바다다.

aespa에게는 ‘BAHAMA’라는 앨범 수록곡도 있다. 카리나는 “내가 바하마 노래 오너라니”라고 적었다. 노래 속 이름이 실제 휴가지가 된 사진은 팬이 아니어도 궁금해질 만하다. 왜 바하마를 골랐을까. 그 이유는 사진만 보고 대신 답할 수 없다. 다만 보는 쪽에는 이유가 생겼다. 나도 저런 바다에서 하루쯤 놀고 싶다.
막상 여행을 준비하면 화면에는 없던 것이 나온다. 비행편을 찾고, 숙소를 고르고, 그 숙소에서 해변까지 어떻게 갈지 확인해야 한다. 맑은 바다 하나 보러 가는 줄 알았는데 검색창은 여러 개다. 싸게 가자는 말을 하다가도 바다와 가까운 숙소 사진을 보면 기준이 흔들린다. 이왕 여기까지 가는데 저 정도는 해야 하지 않나. 여행 예산은 대개 그 ‘이왕’에서 늘어난다.

그때 크루즈도 함께 비교해볼 만하다. 배에서 잘 곳과 기본 식사를 마련하고, 일정에 들어 있는 바하마 기항지로 가는 방법이다. 육지의 호텔 가격만 보는 대신, 숙박과 식사, 바하마에 접근하는 일정까지 한 번에 놓고 계산해보자. 내 휴가에서 필요한 것을 얼마나 묶어주는지 보는 것이 가성비를 따지는 시작이다. 무조건 가장 싼 여행이라는 뜻은 아니다.
그리고 바하마라고 다 같은 하루가 기다리는 것도 아니다. 나소에 내린다면 도시의 거리를 걸어보자. 상점을 들여다보고 현지 음식을 먹을 곳을 고른다. 해변 사진 때문에 관심이 생겼어도, 실제로 가서는 점심 메뉴나 가게 안의 물건이 더 오래 기억날 수 있다. 물에만 들어가다 돌아오기는 아쉽다면 이런 기항지가 반갑다. 육지에서 어디까지 다녀올지는 이동 거리와 배로 돌아갈 시간에 맞춰 정하면 된다.

해변에서 보내는 날을 더 원한다면 로얄 캐리비안의 CocoCay가 들어 있는 항로도 보자. 해변과 일부 수영장은 기본 이용에 포함되고 워터파크 등은 추가 비용이다. 유료 시설을 전부 더하기 전에, 오늘 하고 싶은 것을 먼저 생각해보자. 바다에 들어갔다 나와 쉬고, 다시 들어가고 싶은 날이라면 그걸로도 할 일이 충분하다. 사진은 한 장이면 될지 몰라도 물에서 노는 시간은 조금 더 길었으면 좋겠다.
카리나가 돼지를 안고 있는 사진은 바하마를 궁금하게 만든 장면이다. 하지만 그 장면이 나소나 비미니, CocoCay에서 기다린다는 뜻은 아니다. 사진의 정확한 섬과 방문 방법을 확인하지 않은 채 돼지 체험을 이 크루즈에서 할 수 있다고 약속할 수는 없다. 같은 포즈를 찍으러 가기보다, 사진에서 마음에 들었던 것이 무엇인지 골라보자. 내 쪽에서는 돼지보다 먼저 바닷물에 눈이 갔다.

크루즈를 고를 때는 항로 전체도 봐야 한다. CocoCay에 간다고 모두 바하마만 도는 일정은 아니다. 다른 카리브해 기항지와 함께 묶인 항차도 있다. 바하마에서 하루를 놀고 다른 곳도 보고 싶은지, 짧은 휴가에서 바하마 쪽에 집중하고 싶은지부터 정하자. 유명인의 사진은 여행을 떠올리게 하지만, 휴가 일수와 돌아올 비행편까지 정해주지는 않는다.
항공과 앞뒤 숙소, 팁과 술, 육지에서 따로 할 관광은 추가 예산으로 남겨두자. 그 돈까지 합쳐 비교한 뒤에도 마음이 간다면, 이제 해변에서 무엇을 할지 생각해볼 차례다. 물에 들어가는 것부터 시작해도 좋다. 스노클링을 하고 싶다면 해당 기항지의 이용 방법과 비용을 확인해 더해보자. 카리나의 사진을 본 덕에 가고 싶어졌지만, 내 휴가는 내가 물 밖으로 나오기 싫어지는 쪽으로 짜면 된다. 사진 저장만 해두던 바다에, 이번에는 실제로 들어가보는 것이다.



